2013-11-26 ~ 2013-11-27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아

2013년 11월 26일 ~ 2013년 11월 27일 아카시
0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놀림을 받은 코타로가 기필코 감기에 걸려 보이겠다는 말과 함께 반라 상태로 운동장에 뛰쳐나갔어. 아직 별로 춥지도 않은 날씨에 뭘 하려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부터 온통 다 물에 젖은 상태로 에이키치에게 잡혀 끌려왔더군.

2013-11-26 16:51:51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바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 이렇게까지 완벽한 역효과는 어쩌면 처음 보는 건지도 모르겠어. 결말? 실컷 한 소리 듣고 담요에 말린 채 부실에 넣어졌지. 정말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2013-11-26 16:52:23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왜 감기에 걸리면 안 되는 건지에 대해 붙잡고 설명했더니 자기도 장난이었다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알아들은 것 같은 느낌이 오질 않아…….

2013-11-26 16:53:13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저기, 아카시. 감기 걸렸어. 미안! 잘못했습니다! 집에 오니까 이상하게 고단하길래, 저녁 먹고 잠들었다가 일어났는데, 베개에서 고개를 들자마자 머리가 막! 그, 그래도 아침 연습 나갈 테니까! 화내지 마! 알았지? 응? 알았지? 알았지!!!】

2013-11-26 22:33:42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코타로에게서 이런 메일이 왔다. 일단 【아침 연습은 나오지 않아도 돼. 내일 점심시간에 찾아가지. 이야기는 그 때 하자.】 라고 답했어.

2013-11-26 22:34:18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코타로와 만나고 왔다. 창가 쪽으로 애써 시선을 돌리고 있더군. 온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도망칠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외면하려던 건가. 한창 잔소리를 들을까 겁을 먹었는지 얼굴을 보자마자 잘못했다는 말부터 하는데, 사실 별로 화를 낼 생각은 없었어.

2013-11-27 12:58:28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화를 내러 온 게 아니라 걱정돼서 살피러 왔다고 하니 처음엔 못 믿는 눈치였다가, 결국 코타로가 감동한 것처럼 다가오려고 하는데, 뒤따라온 레오가 「잠깐, 바보! 세이쨩에게 감기 옮잖아!」라면서 밀쳐냈어. 음, 거기까지는 괜찮았는데.

2013-11-27 12:59:08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거기서 코타로가 「그래도 이걸로 바보가 아니라는 건 증명한 셈이지!」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난 아무리 가벼운 감기라도 아픈 사람에게는 심하게 대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전에 레오의 움직임이 더 빨랐거든.

2013-11-27 12:59:35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이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레오가 책상 위에 있던 교과서로 사정없이 코타로의 등을 내려치는 바람에 작은 소동까지 번지고 말았어. 에이키치? 「시끄러운 자식들, 다 필요없으니까 얼른 점심 먹으러 안 가냐」라며 뒤에서 구경하고 있었지.

2013-11-27 13:00:07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결국 코타로를 반 강제로 끌고가다시피 해서 식당으로 내려가다가 치히로와 마주쳤는데, 질렸다는 듯한 표정 하나만 남기고 그냥 지나가 버렸어.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땐 말없이 눈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2013-11-27 13:01:07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아무튼 직접 보니까……심한 건 아니었어. 하루이틀 지나면 낫겠지. 곧 기말고사 기간이라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정기 연습이 없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이렇게 하면 지나치게 길게 공백이 생기고 마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든 할 수밖에.

2013-11-27 13:01:28
아카시 세이쥬로 @Akashi_krb

참고로 난,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은 믿지 않아. 건강한 상태를 왜 바보로 몰고 싶어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일인데 말이야. 그러니까 감기 걸리지 마.

2013-11-27 1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