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4 초콜릿복(X) 초콜릿난(O)
- kurobas_k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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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에 미부치 선배와 함께 부원 모두에게 돌릴 초콜릿을 사러 가기로 했어. 처음에 혼자서 그 많은 양을 준비하려고 하는 것 같기에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정말 괜찮은 거냐고 놀라면서도 기뻐하더군. 부원 전부에게 주는 거라면 내가 돕지 않을 수 없지.
2015-02-11 07:51:27세계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밸런타인 데이는 원래 성별에 상관 없이 호의를 가진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니까. 받는 사람의 반응은 조금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꽤 재미있을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선배는 재미로 하는 게 아니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는 했지만.
2015-02-11 07:55:13일단 시작은 아침이었지. 눈을 떴을 때부터 한 입 크기의 작은 초콜릿이 머리 위로 쏟아지더군. 깜짝 놀라 깨 보니 여동생이 초콜릿이 든 봉투를 들고 까르르 웃고 있었어. 서프라이즈…… 까지는 좋았지만, 역시나 아팠다는 것이다…….
2015-02-14 16:44:24……오해를 사기 전에 사전 설명부터 좀 해야 할 듯 하군. 최근 친하게…… 까지는 아니고, 거리낌없이 말을 걸어주는 여학생이 하나 있었다는 것이다. 농구부는 아니지만 다른 운동부 소속인데, 나와 대화를 할 때마다 매번 타카오 얘기를 하곤 했었지.
2015-02-14 16:59:16오늘 방과 후에 갑자기 불려나갈 때까지만 해도 설마 그 여학생에게서 초콜릿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콜릿을 주면서 하는 말을 들어보니 나와 대화하면서 그…… 뭐라고 했더라. '썸'을 타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더군.
2015-02-14 17:06:02당황하고 놀라기 이전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무례한 말인 건 알았지만, 그건 너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라고 말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 얼굴에 초콜릿을 던지고 울면서 뛰어가는 뒷모습이었어. 이쪽도 매우 아팠다는 것이다.
2015-02-14 17:08:35그래서 지금 고민인 건, 사과를 따로 하러 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거절했으니 뒤로 물러서 있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무례하게 받아친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과해야겠지만…… 어차피 마지막에 할 말은 거절이라…….
2015-02-14 17:13:38좋아. 역시 사과하고, 그 다음 진심으로 거절하고 오겠다는 것이다. 잠시 후에 경과를 보고하도록 하지.
2015-02-14 17:21:55사과하고 왔다는 것이다. 반에 없어서 학교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녔는데, 다행히 체육관 근처에 있더군. 그런데…… 이제 와선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전화번호도 메일 주소도 교환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나와 '썸'을 타고 있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녀는.
2015-02-14 17:49:11어쨌든 고개 숙여 사과하고, 호의는 고맙지만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는 것이다. 초콜릿도 먹겠다고 했고. 또 혹시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냔 질문을 받았지만 연애보다 지금은 집중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2015-02-14 17:49:40덧붙여서 사과의 의미로 그녀가 준 초콜릿은 그녀 앞에서 먹어주고 왔는데, 음…… 역시 지나칠 정도로 달군. 이 단맛과는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아.
2015-02-14 17:51:10이 일은…… 음, 농구부 선배들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도록 하자. 왠지 모르게 멱살을 잡힐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타카오에게는…… 말하면 엄청난 비웃음을 사겠지. 그러니까 잠시 보류.
2015-02-14 17:55:55부피에 비해 제법 묵직한 게 도저히 내용물을 짐작할 수 없다는 건 그렇다고 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 '아카시 세이쥬로' 라는 점은…… 내 시력을 잠시 의심하게 만드는군.
2015-02-14 19:23:14방금 네가 보낸 소포를 받았다는 것이다. 무게가 제법 나가서 뭔가 했더니 양갱이던데. 거기다가 따로 포장한 초콜릿이 두 상자. @Akashi_krb
2015-02-14 19:31:33@Midorima_krb 선배와 함께 부원들 모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기로 했는데, 그걸 사는 김에 생각나서 모두에게도 보냈어. 양갱은 네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 따로 고른 거고, 초콜릿은 네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2015-02-14 19:37:22@Akashi_krb 확실히 오늘 먹은 것만 해도 1년치 초콜릿은 섭취한 것 같긴 하지……. 어쨌든 배려해준 거로군. 그런데…… 나는 준비한 게 없다만…… 일방적으로 받으면 좀 미안하지. 답례는 한 달 뒤에 하겠다는 것이다.
2015-02-14 19:41:11오늘 오전 연습 때는 사흘 전에 산 초콜릿을 모두에게 나눠 줬어. 미부치 선배가 시판되는 초콜릿을 사서 돌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포장까지 하겠다고 결심하는 바람에 일이 무척 커지기는 했지만. 재미있는 반응을 많이 봤다는 점은 즐거웠을까.
2015-02-14 19:42:10대개는 큰 의미 없이 그저 간식거리가 생겼다는 점에 신이 난 듯했어. 누군가는 미부치 선배가 정성 들여 한 포장을 아무렇게나 취급하거나, 두세 개씩을 가져가다 들켜서 면박을 듣기도 했고.
2015-02-14 19:5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