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못한 이야기들의 일부분

회계하는 유다의 장부봇 아카이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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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당신은 우리와 같은 온도로 그 여인을 대하고 계신게 맞습니까, 진실로?

2017-04-23 14:05:16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따스하고 볕이 좋은 한낮에 날카로운 다툼이 귀를 후벼판다. 당신을 이곳에 머무르게 하는 마리아의 도를 넘은 행태에, 마태가 결국 입은 옷을 찢었다. 마태는 언성을 높혔다. 부정하다! 땅도, 음식도, 이곳에 우리를 머무르게 하려는 네가 가장 부정하다!

2017-04-24 15:30:51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마리아는 무어라 항변을 하려 입을 열었으나 마지막 말에 조개처럼 입을 눌러닫았다. 웃음과 몸을 팔며 살아온 여자...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 어떤 남자도 그녀에겐 스치는 바람이리라. 나의 마음 깊은 곳에 기이한 안도감이 싹텄다. 구역감.

2017-04-24 15:35:49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나는 급히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무슨 역겨운 생각인가? 안도? 무엇을 안도한단 말인가? 아무도 나의 더러움을 알아선 안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마태를 향해 시선을 주고있어 안도를 하려는 찰나,

2017-04-24 15:38:3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나는 뚜렷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당신과 눈이 마주쳤다.

2017-04-24 15:38:5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보라, 너희 중에 지난 죄 없는 이 뉘인가. 삿된 마음을 열심으로 가장하는 이 뉘인가.

2017-04-24 15:47:30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불같은 당신의 노호가 마태를 향했다. 아니, 나를 향했다. 나는 마태가 몸을 뒤로 물려 보이지 않게 될 때조차, 다리가 굳어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2017-04-24 15:48:59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늦은 시간, 문안을 드리기 위해 들린 당신의 자리가 비어있어 나는 걸음을 급히 옮겼다. 천막 너머 저 멀리, 어스름한 달빛을 받으며 당신은 어딘가로 성큼 걸음을 옮기고 계셨다. 나는 당신을 뒤쫒아 어디를 그리 급히 걸으시냐 물었다.

2017-04-26 03:25:2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당신은 대답없이 자신을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곧장 몸을 돌려 본래의 길로 향했다. 길 끝에는 간소한 짐가방을 등에 짊어진 마태가 서 있었다. 마태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죄가 많고 열심에 거짓이 들어 더이상 당신과 함께 걸을 수 없습니다."

2017-04-26 03:49:38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나는 그를 붙잡으려 보폭을 크게 내딛었으나, 당신의 뻗어진 팔에 의해 제지되었다. 죄인이라도 된듯 어께를 힘없이 움츠러뜨린 마태가 말했다. "저의 아버지는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나는 그제서야 뒤늦게 그가 가진 혐오의 시작을 알았다.

2017-04-26 03:56:00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는 어머니를 범하여 독을 낳도록 하였지요. 마태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쥐며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저는 사람이 되고자 모두를 속였습니다. 제가 저지른 더러움은 제 스스로 몸을 씻겠으나, 삶과 함께 주어진 더러움은 어찌 씻어내리오까."

2017-04-26 11:04:52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원죄는 대속될 수 없다. 나는 그를 위로할 수많은 말들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입을 떼는 대신 당신의 흰 등 뒤에서서 침묵으로 대답을 독촉했다. 당신이 골라 뱉는 말을 듣는다면, 나는 내가 가진 더러움의 갈피를 잡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2017-04-26 11:10:32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당신은 대답했다. "같은 땅 위에서 자라 같은 것을 먹고 함께 긴 고행을 걸었으니 너는 나의 형제로다." 그의 얼굴에 감격이 피었다. 너절한 비밀에도 인정받아 한 무리에 들었다는 기쁨. 나는 가느다란 실이 몸에 걸린 마냥 몸부림을 치고 싶어졌다.

2017-04-26 11:15:03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형제. 듣기가 좋습니다. 그렇지요, 모두 그 아름다운 초목과 바다를 만끽하며 자라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나는 아닙니다. 나는 사막을 거쳐야 나올 먼 땅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란 것을 입에 담았습니다. 그럼 나는 당신의 형제조차 아니죠.

2017-04-26 11:17:39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마태가 축축하게 젖은 코끝을 세게 문지르며 푹 고개를 숙였다.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지던 중에 당신은 침묵을 깨며 말했다. "사람은 행하는 바대로 의복을 입는다." 그리고 잠시 한번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후 하고 내쉬었다.

2017-04-26 11:23:0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나는 그 한숨이 오래묵은 포도주의 병마개를 따는 일과 같아 보였다. "침략자의 피를 입고 자란 자도, 다윗의 자손이라 믿고 행한다면 그는 정결한 양이되어 피로써 뉘의 희망이 되리라." 고저없는 목소리와는 대조적인 충격적인 말에 일순 고요가 흘렀다.

2017-04-26 11:24:40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다윗의 자손, 왕이 될 자라 추앙을 받는 자는 온 유대에 단 하나뿐이다. 단순히 그를 위로할 은유나 비유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나, 문득 그렇기에 당신은 그를 필요로 하였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과 같은 자. 아, 또 구역이 치민다.

2017-04-26 11:32:33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나는 산제물을 바치는 듯한 말미에 불길을 읽었으나 질투에 눈이 가리워 바닥의 돌 대신 그것을 먼 곳으로 내던졌다. 마태는 볼썽사납게 입을 벌려 당신을 바라보다가, 곧 무언가를 결심한듯 눈물이 묻은 소매를 털며 외쳤다. "당신은 다윗의 자손이십니다."

2017-04-26 11:33:1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당신은 물었다. "죄는 구원되지 못한다 믿느냐?" 그리고 뒤이어지는 대답. "피는 피로써 대속될 것입니다." 또다시 치미는 불길. 마태는 뒤이어 말을 뱉었다. "당신은 뉘보다 정결하십니다. 그리 되어야 할 것이고, 제가 그리 믿습니다."

2017-04-26 11:35:3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당신은 돌연 나를 향해 얼굴을 돌려 가장 외로운 사람의 표정을 하다가, 곧 시선을 다시금 앞으로 두었다. "그렇다면, 네가 믿는대로 행하라."

2017-04-26 11:45:3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 눅눅히 젖은 눈에 의아함을 가지기도 잠시, 당신이 마태를 향해 조용히 손을 뻗자 내가 가진 사람의 마음은 불길에 휩싸여 허공으로 흩어졌다. 나는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홀로 남았다.

2017-04-26 11:46:4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뱃속은 이미 오래전에 비어있었다. 음식이 맞지 않는다는 핑계는 더이상 제가 가진 이성에게 통하지 못할 변명이었다. 이 추악한 감정은 그 더러움이 명백하다. 그래, 나는 당신에게 유일한 것이 되고 싶었다.

2017-04-26 11:48:2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흐트러트린 짐을 정리하겠다며 마태는 짊어진 짐을 고스란히 들고 자리를 나섰다. 나와 당신은 길 위에 남았다.

2017-04-26 12:28:2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모래가 깔렸음에도 지대가 단단한 탓인지, 발이 땅을 밟을 때에 움푹 들어가지 못하고 자갈을 밟는 소리가 났다. 스승은 침잠된 제자를 향해 나즉히 입을 열었다. "유다." "예." "마태의 뿌리가, 불편해 졌느냐?" "아닙니다."

2017-04-26 20:41:31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렇다면, 내가 가진 뿌리가 불편하더냐?" "..." 제자는 입을 꾹 닫고 대답하지 않았다. 스승은 짧게 웃음을 흘렸고, 제자는 번개같이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시기를 놓아 몸부림치는 제 마음이 괴롭습니다."

2017-04-26 20: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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