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못한 이야기들의 일부분

회계하는 유다의 장부봇 아카이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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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한 번 말을 토해놓으니 숨겨두었던 지저분한 사고가 구토와 같이 흘러나왔다. 제자는 내장에서부터 쏟아지는 질문을 멈추지 못했다. "당신을 따르는 사도들은 갈릴리 바다에서 나고 자란 것을 먹고 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이방인이지요."

2017-04-26 20:45:30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스승은 걸음을 멈추고 제자를 바라보았다. "저는 당신께서 저를 선택하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스승은 제자의 구겨진 미간을 흉내내다 곧 작게 웃었다. "알고 싶으냐?"

2017-04-26 20:46:21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이유모를 시기심을 품던 제자는 선뜻 다가온 대답에 말문이 막혀 잠시간 조개처럼 입을 함봉했다. 그는 호기를 부리거나 거짓말을 하기보단, 솔직해지는 쪽을 선택했다. "...알고 싶기도, 알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2017-04-26 20:47:0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이도저도 아니니, 그것 참 편리한 대답이구나." 아니요, 아닙니다. 제자는 고개를 저었다. "제 몸은 출신지도, 하던 일도, 핏줄도- 그 무엇으로도 당신과 엮여 있지 않습니다." 쏟아내는 스스로의 말에 제자의 입이 바짝 타들어갔다.

2017-04-26 20:48:23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다들 당신과 닮은 것들을 하나씩 쥐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한 줌이라도 당신과의 연관을 원합니다. 그러나..." 그는 초조하게 입안의 침을 삼켜내고는 겨우 말을 마쳤다.

2017-04-26 20:52:43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우연히 그 자리에 제가 머물러 당신의 손끝에 걸렸을 뿐이라면, 누구라도 당신의 옆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면... 알고 싶지 않습니다. 확인할 일이 두렵습니다." "...무엇을 위하여 나와의 연관을 바라더냐?"

2017-04-26 20:53:1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스승을 지키겠다는 목적과는 별개로, 제자가 스승의 곁에 머무르게 된 계기는 그 목마름의 이유를 알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하였기에 혼란에 잠긴 눈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당신께서, 가르침을 주십시오."

2017-04-26 20:54:08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사람을 식별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달빛뿐으로 낯색이 보일리 없건만 스승은 제자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고 느꼈다. 그 두 눈에는 처음 스승을 마주하던 순간과 마찬가지로, 의문을 가질 수 없을 만큼 선명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2017-04-26 20:54:46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스승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제자의 내면을 오랜시간 살폈다. 그 행동이 가슴께를 괴롭게 태우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를 향한 그 독한 감정만이 사람이었을 스승이 온전히 가질 유일한 것이었다. "돌아가자, 갈릴리로. 그곳에서..."

2017-04-26 20:56:59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리고 온전히 가질 수 없을 감정이라는 사실 또한... 스승은 입가의 웃음을 거두고 먼 하늘에 시선을 두었다. 별이 시시각각 움직여 때를 알려온다. 요한이 떠났다. 메시아는 결정을 내려야했다, 뉘를 곁에 두고 죽음을 향해 걸어야 할지를.

2017-04-26 20:57:5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유다, 내 너에게 어느 누구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비밀에 대하여 가르쳐주마."

2017-04-26 20:58:36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해가 떠 아침이 밝으면 무리는 여장을 꾸려 다시금 걸음을 옮기리라, 북으로 올라 풀과 나무가 자라는 갈릴리의 바다로. 수많은 비밀을 가슴에 품고서, 그들은 각자가 원하는 것을 위해 탐욕스레 외치고 만족스러운 죽음을 위해 많은 것을 버릴 것이다.

2017-04-26 20:59:0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리고 비밀은 존재만으로 많은 대가를 치뤄야만 했다. 그들이 바라던, 바라지 않던. 가리옷의 사람이 사랑하던 신께서는 사람을, 사랑을 버릴 뜻을 굳히셨기 때문이다.

2017-04-26 21:02:03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 흰 옷의 남자가 낡은 책을 덮고선 회계꾼을 향해 빙긋이 웃는다.

2017-04-27 00:08:4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오, 맙소사...그럼 그때부터 이미 내가 당신을... ... 아무튼... 그랬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무슨 소리를 말하는지 모르시긴 뭘 몰라요? 능청이 너무 느셨네요. 당신 모르면 저도 모릅니다. 제 입으로는 죽어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2017-04-27 00:23:37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낮게 쿡쿡 이는 누군가의 웃음소리) ...뭐가 그리 좋으시다고 웃습니까? 웃지 말아요. ...아니... 아닙니다. 그래요, 웃어요. 내가 당신 웃는걸 보자고 그 난리를 부렸는데 웃지 말라고 하기엔 내 고생이 너무 구슬프네요.

2017-04-27 00:30:25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이번엔 왜 또 웃지 않으십니까? 하하, 얼굴 빛이 꽤나 재미있어지셨네요. ...예슈아, 얼굴 가리는건 반칙입니다. ...?...제 대답없이는 안 보여주겠다니 그런 경우가 또 어디 있습니까? 이건 억지에요. 무슨 말을 할지 알고 계시잖습니까?

2017-04-27 00:40:08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불만스레 앓는 소리를 내다가 한숨을 푹 내쉬는 소리) ...처음 만난 순간부터 쭉 사랑했죠. 아무렴요. 당신을 기억하지 못하던 순간에조차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이제 만족하십니까? 좋아요. ...그럼 당신은요?

2017-04-27 00:44:48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그때의 질문 말입니다. 처음 만난 순간에 낯선 이방인이었던 저를 왜 거두셨던 건지... 아, 뭐 새삼스럽게 당신의 대답이 긍정적일거라 확신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제 안에는 그때의 겁쟁이가 살고 있죠. 다만...

2017-04-27 01:01:29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이제 순수하게 질투를 해도 되는 입장이라서 당신을 향할 제 반응이 그닥 걱정이 되지 않는군요. 수치스러운 질문에 조금 당당해졌죠. 옛 제자의 발전을 기뻐해주십시오. ...아뇨, 기각합니다. 마음을 받아주셨을때 그래도 되는걸 허락하신거나 같습니다.

2017-04-27 01:03:34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이제 다른 사람들과 당신을 공유하지 않아도 되는 삶인데 이보다 좋을 리가요. 물리긴 뭘 물립니까? 그런거 없습니다. 어서 대답해 주시죠. 허어- 물리는 일 없다니까? 그냥 그 자리에서 적당해보이는 사람 골랐다고 대답해도 화 안 낼테니 말해줘요.

2017-04-27 01:05:41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 저 듣기 좋은 말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 정말 궁금해서 묻는것 뿐입니다. 그 이유가 전부라니, 그 대답은 마치 당신이 저를 처음부터- ... ... 처음부터...

2017-04-27 01:14:36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좋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죠. 네, 제가 졌습니다. ...손으로 찌르지 마세요. 저도 안 보여줄거니까.

2017-04-27 01:17:38
회계하는 유다 @JudasLedger_jcs

* 사실 간밤에 한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 498/500 * 숫자 하나를 덜 셌네요. 시말서 감이군요.

2017-04-27 10: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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